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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나도처음이야 2021.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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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대해서 인지해본 적은 그리 오래되진 않았다.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면서도, 두번째 사춘기 그 이상의 의미를 두진 않았다.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어느덧 인생의 중반을 돌아서는 지점이 아닐까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과 어울러지면서 그들을 통해 빚대어 지는 내 모습의 변화를 통해서 점차 인지하게 되고 있다.
10,20대 시절에는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이 아주 먼 나라의 이야기인 듯싶었다.
현재의 10,20대 친구들을 보더라도 그들은 여전히 그들의 젊고 푸르름이 영원할 거 같이 행동하는듯해 보이며 그 속에서 나의 철부진 그때 모습도 보이는 것 같다.


그때 그 시절의 소중함은 비로소 지나고 나니까 깨닫게 되는 거 같다.
그 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말이다. 회사 동료분이 하루는 이런 말을 꺼낸다.
난 아직도 고등학교, 대학교 때 마음인데 거울을 보니 중년의 남자가 서 있어서 놀랐다는 것.
난 그의 말에서 거울 속의 또 다른 나를 발견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구나 란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어찌 보면 서글픈 일일 수도 있다.
물론 모든 면에서 그러한 것은 아니겠지만 손쉽게 내 몸의 가용범위가 떨어지고 모든 신체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가 느끼게 될 때는 더 그러한 듯하다.
아버지께서 한해 한 해가 다르다는 말씀에 아들로서 세월의 무게를 받아들여야 하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 언제 가는 누구나 다 그 세월의 무게를 받아들여야 하지만 말이다...
아버지는 그런 내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세상의 순리라고 말이다.

세상의 순리 지만,
그 순간만큼은 무거운 쇳덩어리가 마음을 짓누르는 기분을 져버릴 수 없다.
영원불멸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육체의 노화를 통해서 자신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을 느낄 때는
마음이 편치 않는 것이 사실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정신적으로는 더 성숙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 이면에는 육체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더욱 새겨지는 요즘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성숙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공존과 화합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우리네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인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욕심과 이기적인 마음이 오히려 더 크게 작용할 수도 있다.
쉽게 이야기면 산전수전을 다 겪었기에 한편으로는 이해하는 사람이 될 수 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더없이 추악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이런 두 가지 모습은 인간이기에 항상 공존한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외부의 흔들림에 동요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의 훈련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0년 후의 나이가 들어가는 생각은 또 다를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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