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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덕혜 옹주를 보고...

나도처음이야 2020. 10. 12.

 

덕혜 옹주를 보았다. 희극적 요소로 픽션이 들어가 있겠지만

이 영화의 주된 내용은 

나를 빼앗긴 국민들의 한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영화에선 나라를 위해 

헌신한 것에 후회 하지 않는냐는 대사가 나온다.

남자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전혀...

그리고 질문한 이도 똑같이 말한다.

많은 역사의 위인들이

시간 속으로 사라졌고, 우리가 기억하는 분들은

소위 얼마되지 않으리라.

그 분들은 누가 알아주길 바랬던게 아니라

나라 와 정체성을 잃어가는 한 국민으로써 행동 하였을 것 이다.

 

물질적으로 모든 것이 풍족해진 현시대 이지만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란

시 구절이 많은 이의 마음을 움직였던 그 시대를 교훈 삼아

마음을 바로 잡고

분열되지 않는 대한민국 을 만들어 가길 바래본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국가 와 국민은 당연한 것이 아님을 생각해 본다.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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