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다.
지난 3달간 풀코스 마라톤 준비를 홀로 해왔다.
혼자서 연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상에서 공유된
스턴 베일러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브렌만(David Brennan)과 마라톤 코치인 앨 로렌스(Al Lawrence)가 만든 26주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26주면 6개월 정도의 시간이지만, 신청한 대회 기간이 3개월 밖에 남지 않아서 해당 프로그램에서 나에게 최대한 맞게 수정 후 진행해 왔다. 결론적으로는 무모한 시도였을 수 있었지만 어찌 됐든 풀코스 첫 완주에 성공했다.
오늘의 풀코스 대회는 바로 "대구국제마라톤 대회" 약 2만 8천 명의 동호인과 엘리트 선수가 참가한 골드라벨 대회 인
대구국제마라톤 대회장의 열기는 이른 아침부터 뜨거웠다.
풀코스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오전 8시가 조금 지난 시간.
풀코스 도전자들도 출발을 진행했다. 뜨거운 열기를 대변하듯 도로에는 파이팅이 넘쳐나고 있었고,
그런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스며들고 있었다.
하지만 파이팅 넘치던 분위기도 20킬로 지점을 지나면서 인원들 사이의 간격이 벌어짐 과 함께 점점 사라져 가고 있었고, 30KM ~ 40KM 구간 까지는 걷다 뛰다 를 반복하는 도전자들의 행진이 길게 늘어뜨려졌다.
물론 그런 도전자를 응원하는 봉사자 분들의 열정적인 응원은 뜨거운 햇살 아래를 뛰고 있는 도전자들에게는 단비 같았다. 그리고, 마침내 만난 40킬로 이정표는 정말 반가운 마음을 들게 한다. 2.195킬로 만 더 힘을 내자!
42.195KM의 대단원의 막은 대구스타디움이다.
벌써 많은 인파들이 모여 있었다. 42.195킬로를 완주한 모두가 자기 자신에게는 승자가 아니었을까
나 역시 42.195킬로를 과연 뛸 수 있을까란... 의문부터 시작했던 첫 단추가
훈련과 더불어 완주라는 성과를 가져오게 했다.
물론 기록은 5시간 안에 겨우 들어왔지만, 자신과의 약속과 꾸준함을 가져가는 실천이 있어왔다는 것에 이번 첫 풀코스 도전이 주는 의미는 크다고 생각한다.
초보자 마라쏜 풀코스를 준비하고, 완주를 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 본다.
[대회날]
1. 초반 나도 모르게 오버페이스를 했다.
연습 때 보다도 훨씬 빠르게 뛴 것이 중후반을 넘어가는 시점 빠르게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풀코스를 다시 뛸 때는 초반 대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내가 준비한 속도로 뛰어야 한다.
2. 국제대회라서 그런지 초중반까지 보급 등은 충분했다.
물론, 운영 측에서 준비해 주신 스프레이 파스와 멘소래담 등은 후반부에 거의 소진이 되었다.
그만큼 많은 인원들이 중후반부터 힘들어했다는 증거가 되겠다.
3. 27.5KM 지점에서 다리에 살짝 쥐가 나기 시작했다.
마지막 연습 때는 32킬로 이상을 뛰었지만 괜찮았는데... 초반 오버페이스가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4. 30KM를 넘는 순간부터는 초중반에 비해 페이스가 많이 떨어져서 걷다 뛰다를 반복했다.
물론 걷더라도 파워워킹 같은 걸음을 유지하면서 앉아서 쉬지는 않았다. 앉으면 다시 일어나기가 힘들 거 같았다. 이는 한번 걷게 되면 꾸준히 뛰기 힘든 것과 조금은 유사한 것 같다.
그렇다고 걷다 뛰기가 잘못된 방식이라는 생각은 없다. '워크브레이크'라는 마라톤 완주법도 있으니 말이다.
5. 다행히 빠른 파워워킹과 천천히 라도 달리는 방식은
'포기는 배추를 셀 때' 나 하라고 나 자신에게 말해주고 있었고, 나는 기분 좋게 웃으면서 42.195킬로를 완주할 수 있었다. 얼굴을 찌푸리거나 더 이상 못 가겠다는 생각은 없었으니 말이다.
6. 결론적으로 초반 오버페이스 도 실수였지만,
25킬로 이상의 구간을 꾸준히 연습해 보지 않은 훈련량과
달리기 마일리지가 적었던 것 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7. 하지만, 달리기가 재미있고 혼자서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것에
달리기 자체가 좋아졌다. 나는 다시 26주 프로그램을 천천히 일상생활에 녹여낼 계획이다.
대구국제마라톤대회를 준비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
대구시내를 마음껏 달릴 수 있게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